5월 12일은 배우 캐서린 햅번의 생일이라고 합니다. 오드리 햅번과는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East 47th street의 1st와 2nd avenues 사이에 있는 Dag Hammarskjold Plaza 라는 작은 광장인데 UN 본부 가까이 있어 그런지 다양한 집회가 있곤 합니다. 광장 옆을 따라서 캐서린 햅번의 이름이 붙은 정원이 있습니다.
멀리서 독일 국기로 보고 가봤는데 `우간다 하우스’란 이름이 붙어있는 우간다의 주 유엔 대표부 건물입니다. 이 맞은편에 한국 대표부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Permanent Mission”이란 표현을 쓰네요.
East 36th street의 3rd와 Lexington avenues 사이 뜬금없이 끼어있는 막다른 골목 Sniffen Court 입니다. 이런 곳에 종종 mews라는 표현이 붙는데 예전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말들을 두고 관리하던 마굿간들이 모여있던 곳을 의미합니다. 곳곳에 있는 말 관련 장식이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사유지인지라 들어가 볼 수는 없고, 철제 대문 너머 안쪽 사진은 위키피디아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차 시절이 저물면서 이러한 곳들은 예술가들에게 인기있는 거주지/작업실이 되었다고 합니다. 콜 포터와 펄 벅이 살았었고, 아 레니 크라비츠가 여기 살았었군요. 한때 그의 음악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서쪽으로 건너가 더 올라가봅니다. “Bankers’ row”라고 불리는, 5th와 6th avenues 사이 West 56th street의 건물들도 이채롭습니다. 은행가 홀린스의 집이었다는 여기는 지금은 아르헨티나 주뉴욕 총영사관입니다.
그 하나 건너에 있는 여기도 외관이 범상치 않습니다.
지금은 의류회사 사무실이 들어와 있습니다만 역시 은행가 셀리그만의 집이었다고합니다. 수학자 죠지 셀리그만 교수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셀리그만 교수님은 제이콥슨 교수님의 제자이셨고, (리대수 교재로 잘 알려진) 험프리스 교수님과 강석진 교수님을 지도하셨습니다. 강교수님이 마지막 제자인가 그럴겁니다. 내 박사학위논문 심사위원이시기도 했는데, 리포트를 손글씨로 몇장에 걸쳐 정성스럽게 적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독일어 시험도 셀리그만 교수님께 봤습니다. Invariant theory를 공부한다고 하니 에미 뇌터의 초기 논문을 독해 시험문제로 주셨습니다 (앞서 얘기한 배우 캐서린 헵번이 펜실베니아의 브린마 대학 Bryn Mawr College 출신인데, 에미 뇌터가 독일에서 건너와서 이 대학에 재직했었습니다). 독일어는 어느 정도 배운 적이 있었던지라 큰 걱정 안했는데 100년전 독일어는 내게는 훈민정음 수준이었고, 오히려 장피에르 세르 책 독해로 본 불어 시험이 훨씬 더 수월했었습니다. 존경하는 셀리그만 교수님 작년 봄에 돌아가셨네요. 부고입니다.
“Always humble, his final request was that you remember him fondly if you think of him. Sincere thanks to the aides, nurses, and Whitney Center staff who cared for him with such kindness and generosity. At George’s request, there will be no service.”
학생들에게도 격의없고 다정하신 분이셨습니다. 레드삭스 팬이셨고요.
“During the 1958-1959 academic year, he accepted a position as Fulbright Lecturer at the University of Munster and set out to leave the U.S. for the first time. On the ship to Europe he met Irene Schwieder, who was returning to Germany after several years abroad with the German Foreign Service. Although he explained to Irene she would have to share his love with the Boston Red Sox – she had no idea what baseball was – she accepted his proposal. The couple married the following year and settled down in New Haven.”
Columbus와 Center Park West avenues 사이의 West 67th street로 가봅니다. 며칠 전 뉴욕타임즈에 Peter Paul & Mary의 바로 그 피터, 피터 야로우의 집이 부동산 시장에 나왔다는 기사가 났는데 바로 여기입니다.
같은 날 우나바머 테드 카진스키의 동생에 대한 기사도 실렸군요. 테러리스트 카진스키는 버클리 대학 최연소 교수로 복소해석을 전공한 수학자였습니다.
West 72th street와 Central Park West avenue가 만나는 코너. 존 레넌이 살았던 유명한 아파트 the Dakota입니다. 정문 입구에서 암살을 당했습니다. 맨하튼 남쪽에 살다가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여기로 이사했었다니 아이러니군요. 레너드 번스타인이 살았었고, 요코 오노는 2년전까지도 계속 여기 살았었다고 합니다.
초역세권이네요.
길 건너 센트럴파크 안쪽에 존 레넌을 추모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버스커와 관광객, 기념품 상인들로 항상 북적거립니다.
한국에선 한동안 다른 오노가 유명했었습니다만, 수학계에선 타카시 오노, 켄 오노 부자 수학자가 유명합니다. 타카시 오노는 “오일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이란 근사한 제목의 책을 썼습니다. 켄 오노는 최근 자서전적인 책을 냈군요.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갈등이 좀 심각했었나 봅니다.
A Life Inspired by an Unexpected Genius_Quanta Magazine May 19, 2016
타카시 오노의 업적으로 대수군의 타마가와 수에 대한 연구가 있습니다. 타마가와 교수님은 학생때 몇번 뵌 적이 있습니다. 세미나에서 the following are equivalent를 TFAE로 줄여서 쓰는 것을 종종 보는데, 이게 타마가와 교수님이 처음 시작한 것이란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신빙성은 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샌디아고 대학의 오드리 테라스 교수님이 타마가와 교수님의 제자입니다. 요즘 나와 같이 공부하는 윤마리 학생이 연구주제를 찾을 때 바로 이 테라스 교수님의 책 도움을 받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