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연구의 자세와 경영의 원칙

일본 최고의 CEO라는 이나모리 가즈오의 ‘카르마 경영’이라는 책을 읽다 보면 놀랍게도 세계적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가 수학에 관하여 한 말을 가지고 경영의 원칙을 설명한 내용을 보게 된다. 이나모리는 ‘복잡한 현상이란 실제로(는) 단순한 것의 투영에 불과하다’는 히로나카의 말을 인용하고 그에 대해 해설하며 더 나아가 ‘히로나카가 말한 것처럼 사물을 단순화하여 본질을 고쳐보는 차원높은 눈을 가지라’고 주문하고 있다.

수학을 연구하는 자세를 경영에 접목한다고? 설마 이나모리가 히로나카의 수학을 이해하여 위와 같은 말을 한 건 절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나모리가 피상적으로 그 말을 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나모리는 정말로 히로나카의 말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여 그 말을 했을 것이다. 히로나카는 이나모리 재단의 부이사장이었다고 하니 둘은 아마 많은 대화를 했을 것이고 이나모리는 히로나카의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고 짐작한다.

수학의 연구 자세를 경영에 접목할 수 있다면, 경영의 자세를 수학 연구에 접목할 수도 있을까? 수학 연구 자체에는 잘 모르겠지만 수학자나 수학계의 활동에서 경영의 원리원칙을 생각해 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수학 자체는 경영과 상관없지만 수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전파하는 일에는 분명히 경영의 요소가 들어 있다. 그런 일들은 혼자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함께 수행하는 사회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모든 수학자들이 경영 마인드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경영 마인드로 수학관련 활동을 바라보는 사람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노파심에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위 마지막 문단에서 내가 말하는 경영이란 최소투자로 최대이익을 얻기 위한 경영이 아니다. 수학자들의 사고와 행동 방식, 수학에서의 우수한 연구와 좋은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그를 체계적으로 구현하는 인간 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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