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문상을 가던 길에 함께 가던 분이 내 부의금 봉투를 얼핏 보고 “성함을 한자로 쓰셨네요”라고 말씀하셔서 한자 사용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한자를 사용해야 하느냐 마느냐 하는 건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는 우리가 서로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 하고 있느냐일 것이다. 서로 소통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우리는 이제 각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서로 어울리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데 서로 소통이 안 된다면…
‘한자를 사용하지 않으므로써 우리는 소통을 더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차치하고 소통에 관한 건으로 정말로 불평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아무래도 세상의 많은 소식을 인터넷 신문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데 인터넷 기사에는 정말 엉터리 문장이 많다. 내용의 진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말하는 것이다. 글을 읽다 말고 잠깐 멈춰서 문장을 분해하고 재조립하여 나름대로 기사를 다시 써 가면서 읽어야 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이런 것이 잘못되었다, 저런 것은 고쳐야 한다는 말을 나는 별로 하고 싶지 않고 또 실제로 잘 하지 않는데 인터넷 신문에 엉터리 문장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이 현상만큼은 제발 고쳐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다음이 가능할까? 인터넷 기사를 읽어들여 분석한 후 제대로 된 형식의 문장으로 다시 작성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 혹은 웹사이트. 음, 우리말을 오염시키는 죄에 대한 소소한 벌로 원래 웹사이트에 원래 기사를 교정한 내용이 나타나게 만든다면… 이건 곤란하겠다.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테니까. 음, 이 글을 쓰다 보니 문득 기능적으로는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챗 GPT를 이용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만. 기사 작성에 아무런 경력이 없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면 이미 그 업계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란 말인가? 분명히 누군가 기사를 올리려고 하면 사람이 검사를 하든가 프로그램이 검사를 하든가 할 텐데… 실력과 성능의 문제인가?
참고로 ‘한자를 사용하지 않으므로써 우리는 소통을 더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수학에 대해 적용하면 다음이 될 것이다.
수학 교과의 범위를 줄임으로써 학생들이 수학을 더 즐기고 더 잘하고 있는가?